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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 않는 택배기사 과로사, 막을 여지 ‘있다’
주원통운(주) 124.111.208.179
2020-07-10 10:49:18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생활 물류시장이 지난해부터 지속되고 있는 택배 배송근로자들의 끊이지 않는 과로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따라 택배현장에선 이들에게 적정하면서도 합리적인 휴식을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다.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이하 택배연대노조, 위원장 : 김태완)은 7월9일(목) 광화문 광장에선 오는 8월14일을 ‘택배 없는 날’로 지정하라는 기자회견(사진)에 나섰다. 일부에선 ‘하루를 쉬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반문하지만, 이번 회견은 택배현장에서의 적정한 휴식 필요한 상황을 재고한다는 점에서 또 다른 의미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택배 현장근로자들이 ‘택배 없는 날’ 지정 요구의 진짜 배경은 전체 시장에 ‘왜 이들에게 휴일이 필요한지’를 다시 재고하겠다는 의미인 셈이다.

과연 8월14일 하루 택배배송 업무를 휴무하면 끊이지 않는 현장 근로자들의 과로사는 멈출 수 있을까? 이제부터라도 초심으로 돌아가 택배근로자들의 휴식과 관련한 대책 마련이 왜 시급한지 점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끊이지 않는 택배현장 죽음, 근본적 재발 방지 대책 마련해야

 

사실 일선 택배현장 뿐 아니라 노동현장에서의 비정규직, 혹은 특수고용직의 양산 시점은 1980년대 초반부터다. 당시 신자유주의적 경제정책들은 IMF와 세계은행의 주도로 세계적 차원에서 강력하게 추진, 노동시장에 유연성을 표방했다. 여기다 자본시장은 재정긴축, 민영화, 시장 자유화, 외국인 투자 촉진 등을 표방, 노동시장 규제완화(노동유연성) 정책을 강력 추진하며 지금의 시장을 만들었다.

이렇게 쏟아진 다양한 직업군과 직업형태 출현은 지금과 같은 비정규직과 특수고용직들을 양산, 시장의 유연성만을 강조, 노동환경은 급격히 악화됐지만, 노동환경을 개선하자는 목소리를 키우지는 못했다. 결국 지금의 노동현실은 외환위기 20년이 남긴 상흔인 셈이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나쁜 일자리만 급격히 늘어난 점이다. 택배 현장근로자들은 더 열심히, 악착같이 일할수록 병들뿐 아니라 목숨을 담보하며 노동에 나서면서도 언제 일자리를 잃을지 모르는 고용의 불안 속에 무한 노동 상황을 벗지 못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일선 현장에서의 과로사가 이어지자 택배연대노조는 지난 5일 과로로 사망한 故 서형욱 택배노동자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택배 노동자들의 과로사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3월엔 쿠팡 택배노동자가, 또 5월에는 광주지역에서 또 다른 택배노동자가 과로로 사망하는 등 올해만 벌써 3명의 택배노동자가 과중한 노동환경에 목숨을 잃었다. 올해 뿐 아니라 지난해는 우체국택배 근로자의 사망도 끊이지 않고 이어져 토요 휴무제 도입도 적극 논의되고 있다.

문제는 코로나19가 좀처럼 해소 될 여지를 보이지 않고, 비대면 선호에 따라 하루 24시간 택배 배송 물량은 줄지 않으면서 일선 택배노동자들의 적정한 휴식을 보장받지 못하고, 하루하루 목숨을 담보한 고된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는 현실이다.

노조 관계자는 “코로나 이전부터도 장시간 고된 노동에 시달려온 택배노동자가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지칠 대로 지쳐있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특수고용직인 일선 택배근로자들의 경우 연차, 월차등의 휴가가 전혀 없어 아침 7시부터 늦게는 밤 10~11시까지 하루 15~16시간을 토요일 포함 주 6일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 같은 노동환경에도 불구, 쉬고 싶어도 일터에서 쫓겨날 걱정에 쉽사리 말도 꺼내지 못하는 택배노동자가 대다수란 점이다. 여기다 힘들게 휴가를 이야기해도 자신이 받는 배송수수료보다 2~3배 되는 대체 배송비용(용차, 콜밴비 등) 때문에 쉴 엄두를 못 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8월14일 하루를 택배 없는 휴일로 지정해 달라는 요구는 단순히 휴무 바람이 아니라 전체 택배배송 근로자들의 적정 휴무를 공식적으로 논의하자는 공식적 대화 채널을 요구한 셈이다.

   
 
     
 

과로사 막을 방법 있어, 노사 대화채널 복원하고 정부도 조정 나서야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지난 5월 택배 서비스 이용경험이 있는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택배 서비스’ 이용 및 ‘택배 기사’ 처우와 관련한 인식 조사 결과, 전체 소비자의 76%는 택배기사들이 과도한 노동에 염려하고 있으며, 75.7%가 택배 기사에 대한 처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응답했다.

따라서 택배기업을 비롯해 일선 택배노동자들 역시 쏟아지는 물동량을 합리적으로 분배하는 논의작업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부 역시 방관자적 입장이 아니라 이번 논의를 주도하고 적극적인 대안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란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편 택배연대노조가 오는 8월14일 하루를 ‘택배 없는 날’로 지정할 것을 택배사에게 요청한 직접 배경은 ‘단 하루만이라도 휴가를 보장, 지쳐있는 일선 택배노동자가 공식적인 휴식을 가지도록 함’을 의미한다. 택배연대노조 김세규 선전국장은 “최근 몇 년간 택배기업에 택배노동자에게 여름휴가를 보장해줄 것을 요구해 왔지만 택배기업들의 대응은 없었다”며 “올해의 경우 코로나19로 전국의 택배노동자들이 스트레스와 과로로 지치고 건강도 염려스러운 만큼 공식적인 휴무일 지정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부 역시 적극적인 조정 노력에도 나설 것을 주문했다. 김 선전국장은 “택배산업은 생활물류 서비스 산업으로 택배노동자의 과로사가 연이어 발생하는 지금, 정부가 나서 택배기업들을 설득, 현장 배송근로자들의 적정한 휴가를 적극 권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택배 업계 원로들 역시 “택배기업 별로 전국적인 자체 직영 서비스 택배 조직을 조금만 보강하면 매월 월차를 사용하지는 못하더라도, 1년에 몇일은 휴가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토요일 배송을 멈출 수 없다면 각각의 지점별로 배송인력을 충원해 토요일 배송을 격주로 쉬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결국 지금의 과도한 택배현장의 배송 노동 과부하 상황은 택배기업과 배송기사가 일감을 나누겠다는 마음과 정부의 적극적 조정 노력이 더해질 경우 얼마든지 휴식 있는 일터로 전환될 수 있다. 따라서 정부와 택배업계, 그리고 현장 배송근로자 대표들 간 보다 현실성 있는 대안논의가 뒤 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택배연대노조는 이날 회견에서 <8월14일 택배 없는 날> 실현을 위해 대국민운동을 전개할 예정이며, 이번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정당 및 시민사회단체, 국회의원, 사회주요인사 등에도 전 방위적인 동참 요청에도 나설 계획이다.

일선 생활물류시장 택배 배송 노동자들의 끊이지 않은 사망은 힘들어도 쉴 수 없는 고용 구조에 뿌리하고 있다. 택배기업들 주장하는 ‘일선 배송기사 = 일반 사업자’식으로  방치, 지금의 과도한 노동현실을 방관할 경우 이어지는 택배근로자들의 과로사는 끊이지 않고 발생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정부 역시 택배업계에서 대안을 만들기에 제 3자 입장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조정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생활물류시장에서 더 이상의 안타까운 죽음이 발생하지 않게 할 책임은 이제 당사자들의 몫으로 남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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